우리가 매일 쓰는 지폐를 자세히 보면 어디에도 "은행에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줍니다"라는 문구는 없습니다. 하지만 불과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달러는 언제든 금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믿고 쓰는 '신용 화폐' 시스템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역사적인 사건인 '닉슨 쇼크'를 통해 알아봅니다.
1. 금본위제(Gold Standard)란?
화폐의 가치를 일정량의 '금'에 고정시킨 제도입니다. 중앙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만큼만 돈을 찍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시절의 돈은 금 보관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 장점: 정부가 돈을 함부로 많이 찍어낼 수 없어 물가가 안정적입니다.
- 단점: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금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돈이 부족해 경제 성장이 막힙니다.
2. 1971년 닉슨 쇼크 (Nixon Shock)
미국은 베트남 전쟁 등으로 막대한 돈을 쓰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냈습니다. 이를 의심한 다른 나라들이 "달러 못 믿겠으니 약속대로 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금 보유량이 바닥날 위기에 처하자,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폭탄 선언을 합니다.
"이제부터 달러를 가져와도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 (금 태환 정지 선언)
3. 신용화폐(Fiat Money)의 탄생
이 선언으로 금본위제는 무너졌습니다. 이제 달러는 금이라는 실물 가치와 연결 고리가 끊어진 단순한 종이 조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는 미국 정부의 '신용'과 '군사력', '경제력'을 믿고 달러를 계속 돈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화폐(Fiat Money)입니다.
4. 시사점: 인플레이션의 시대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정부는 금이 없어도 마음껏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경제 위기 때 돈을 풀어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필연적으로 화폐 가치의 하락과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왔습니다.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이 신용화폐 시스템의 한계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