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iannote입니다.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본체에서 "윙~" 하는 팬 돌아가는 소리도 나고, 키보드에 불도 들어옵니다. 그런데 모니터는 야속하게도 "신호 없음(No Signal)"이라는 글자만 띄우고 검은 화면 그대로입니다.
이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죠. "그래픽카드 고장인가? 모니터가 죽었나? 이거 수리비 몇십만 원 깨지는 거 아니야?"
잠깐만요! 지갑 열지 마세요. 이거 부품 고장 아닐 확률이 90%입니다. 컴퓨터 부품들은 생각보다 쉽게 안 죽거든요. 범인은 바로 '접촉 불량'입니다. 집에 굴러다니는 500원짜리 지우개 하나면 수리비 3만 원 아낄 수 있습니다.
1. 범인은 '램(RAM)' 입니다
컴퓨터 화면이 안 나오는 이유의 대부분은 메모리(RAM) 접촉 불량입니다. 램과 메인보드가 만나는 금색 부분에 미세한 먼지가 끼거나 산화막이 생겨서 전기가 안 통하는 거죠. 옛날 팩 게임기 후- 불어서 꽂던 거 기억나시나요? 그거랑 똑같습니다.
✅ 준비물: 십자드라이버, 그리고 지우개 (딱딱한 거 말고 잘 지워지는 거)
2. 1단계: 램 뽑기 (안전 제일)
일단 본체 뚜껑을 열어야 합니다. 겁먹지 마세요. 레고 조립보다 쉽습니다.
- (필수) 컴퓨터 전원 코드를 완전히 뽑으세요. 잔류 전기가 있으면 부품 쇼트 납니다.
- 본체 옆면 뚜껑을 엽니다.
- 초록색(또는 검은색)의 길쭉한 막대기가 꽂혀있는 게 보일 겁니다. 그게 램입니다.
- 램 양쪽 끝에 있는 잠금장치(걸쇠)를 꾹 누르세요. "딸깍" 소리가 나면서 램이 톡 튀어 올라옵니다.
- 이제 램을 수직으로 뽑아주세요.
3. 2단계: 지우개 신공 (쓱싹쓱싹)
이제 마법을 부릴 시간입니다.
- 뽑아낸 램의 아랫부분을 보면 금색으로 된 접촉면(골드 핑거)이 있습니다.
- 여기를 지우개로 빡빡 문질러주세요. (너무 세게 해서 부러뜨리면 안 됩니다!)
- 까맣게 묻어있던 때가 벗겨지고 반짝반짝 빛날 겁니다.
- (중요) 지우개 가루가 남아있지 않게 입으로 후후 불거나 붓으로 털어내세요.
4. 3단계: 다시 꽂기 (딸깍!)
이제 깨끗해진 램을 다시 꽂아주면 됩니다. 여기서 제일 많이 실수하시는데, 방향을 잘 봐야 합니다.
- 램 가운데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메인보드 구멍 위치랑 맞는지 확인하세요.
- 홈을 맞췄으면, 램을 구멍에 넣고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르세요.
- 양쪽 걸쇠가 스스로 닫히면서 "딸깍!" 소리가 나야 제대로 꽂힌 겁니다. (소리가 안 나면 덜 꽂힌 겁니다. 더 세게 누르세요.)
결론: 오늘 3만 원 버셨습니다
이제 코드를 꼽고 전원을 켜보세요. 모니터에 반가운 윈도우 로고가 뜰 겁니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때는 그래픽카드도 똑같이 뽑아서 지우개질 해보시면 됩니다.
동네 비양심 수리점 가면, 이거 지우개로 쓱 닦아주고는 "메인보드 수리했습니다" 하면서 3~5만 원 받습니다. (진짜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지우개 신공'을 마스터하셨으니, 앞으로 화면 안 나올 때 당황하지 말고 지우개부터 찾으세요. 돈 굳으신 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