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을 '맥북답게' 쓰는 사람들에게 Command + Space는 단순한 검색창이 아닙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이 영역의 절대 강자는 단연 '알프레드(Alfred)'였습니다. 저 역시 알프레드 파워팩(유료 버전)을 구매하여 수백 개의 워크플로우를 구축해 둔 소위 '고인물' 유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는 그 견고했던 알프레드를 삭제하고, '레이캐스트(Raycast)'로 완벽하게 이주했습니다.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가 아닙니다. 생산성 도구의 본질은 '속도'와 '확장성'인데, 레이캐스트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알프레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그리고 제가 레이캐스트로 갈아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 3가지를 가감 없이 분석해 드립니다.
1. '유료급' 기능을 무료로 푸는 압도적인 가성비
알프레드를 제대로 쓰려면 약 34파운드(한화 약 5~6만 원)의 '파워팩'을 구매해야 합니다. 무료 버전 알프레드는 사실상 기본 앱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핵심 기능인 클립보드 히스토리(복사 기록), 상용구(Snippets), 워크플로우가 모두 유료에 잠겨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레이캐스트는 개인 사용자에게 이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 클립보드 히스토리: 복사한 텍스트, 이미지, 링크 기록을 검색해서 다시 붙여넣기 (무료)
- 스니펫(Snippets): 자주 쓰는 이메일 양식, 주소, 코드를 단축키로 자동 완성 (무료)
- 창 관리(Window Management): 마그넷(Magnet)이나 렉텡글(Rectangle) 없이 화면 분할 가능 (무료)
특히 '창 관리'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레이캐스트를 설치함으로써 유료 앱인 알프레드 파워팩뿐만 아니라, 창 관리 앱까지 삭제할 수 있어 시스템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이걸 왜 공짜로 주지?"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개인 사용자에게 관대한 정책은 넘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게 만듭니다.
2. 접근성이 다른 '스토어(Store)'와 생태계
알프레드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은 '워크플로우 설치'였습니다.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구글링을 해서 포럼을 뒤지거나, 깃허브(GitHub)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해 적용해야 했습니다. 버전 관리가 안 되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하지만 레이캐스트는 앱 내에 'Store(스토어)'가 통합되어 있습니다.
마치 앱스토어에서 앱을 깔듯, 레이캐스트 창에서 Store를 검색하고 필요한 확장 프로그램(Extension)을 찾아 Install Extension 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모든 과정이 5초 안에 끝납니다. 또한 개발자 친화적인 언어(React, TypeScript)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어, 전 세계 개발자들이 실시간으로 고퀄리티 플러그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실제 활용 사례]
- Notion 검색: 노션 앱을 켜지 않고도 레이캐스트 창에서 바로 내 노션 페이지를 검색하고 내용을 봅니다.
- YouTube 검색: 웹브라우저를 켜지 않고 바로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 실행합니다.
- 번역: 파파고나 DeepL 플러그인을 설치해, 입력 즉시 번역 결과를 확인합니다.
알프레드에서는 복잡하게 세팅해야 했던 기능들이 레이캐스트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됩니다. 이 편리함의 격차는 생각보다 큽니다.
3. 모던한 UI와 통합된 유틸리티 (앱 다이어트)
알프레드는 훌륭하지만, UI 디자인이 10년 전 감성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반면 레이캐스트는 macOS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완벽하게 따르고 있어, 마치 애플이 만든 순정 앱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시각적 만족감은 작업 몰입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레이캐스트는 '자잘한 유틸리티 앱'들을 모두 흡수해 버렸습니다. 저는 레이캐스트 설치 후 다음 앱들을 삭제했습니다.
- Magnet (창 관리): 레이캐스트 내장 기능으로 대체 (단축키 커스텀 가능)
- CheatSheet (단축키 보기): 레이캐스트에서 앱별 단축키 검색 가능
- 계산기/환율 변환기: 입력창에
100 usd in krw라고 치면 실시간 환율이 계산됨 - 시스템 종료/잠자기:
Sleep,Empty Trash등의 시스템 명령어가 기본 내장됨
즉, 런처 앱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맥북의 메뉴바가 깔끔해지고,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리소스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알프레드는 완전히 끝났는가?
물론 알프레드에게도 여전히 강점은 있습니다. 10년 넘게 쌓인 방대한 데이터와, 구형 맥북에서도 즉각 반응하는 '극강의 가벼움'은 레이캐스트가 아직 따라잡지 못한 영역입니다. 레이캐스트는 기능이 많은 만큼 알프레드보다 메모리(RAM)를 조금 더 차지하고, 아주 미세하지만 딜레이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M1, M2, M3 칩셋을 사용하는 실리콘 맥북 유저라면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하드웨어에는 새로운 세대의 소프트웨어가 어울립니다.
마치며
익숙함을 버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도 알프레드의 손맛을 잊지 못해 한 달간 두 앱을 병행해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레이캐스트의 '스토어'와 '내장 창 관리' 편의성에 적응된 순간, 더 이상 알프레드를 켤 일은 없었습니다.
지금 알프레드 무료 버전을 쓰고 계시거나, 맥북의 생산성을 200% 끌어올리고 싶다면 주저 없이 레이캐스트를 설치해 보십시오. 무엇보다, 이 모든 기능이 개인에게는 '무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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